물류매거진

나비엠알오 오산물류센터 / AGV 127대가 구현하는 ‘물류자동화’

ㆍ게재년/월

2024/12

AGV 127대가 구현하는 ‘물류자동화’

AGV 기반 GTP시스템으로 ‘재고 집약 보관·빠르고 정확한 피킹’

MRO기업 나비엠알오(NaviMRO)가 127대 AGV와 1,250대 포드(POD, 이동형 적재선반)를 기반으로 GTP시스템을 구축한 오산물류센터를 운영중이다. 1층뿐 아니라 메자닌에서도 포드를 보관하면서 AGV가 엘리베이터를 통해 층간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3년 설립한 나비엠알오는 미국 최대 MRO 기업인 그레인저그룹 자회사로, 기업 전용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무/생활/가전부터 산업안전용품, 전기/제어/건축자재/인테리어, 기계/부품/배관, 화학/윤활/실험/시약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약 520만SKU에 이르는 상품을 취급한다. 잘 팔리지 않지만 수요가 발생하는 구색상품도 다양하게 갖춰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나비엠알오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뿐 아니라 4인 이하 중소기업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구매물량이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자재를 개별로 각각 구매하는 등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나비엠알오는 중소기업에게도 MRO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모성 자재를 찾고 구매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준다.

물류팀 김범석 팀장은 “520만SKU에 달하는 상품을 기반으로 고객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스톱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사와 나비엠알오 시스템을 API 연계해, 편리하게 상품을 주문하는 것 외에도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각종 서류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AGV 이전 재설치 용이 장점

나비엠알오는 오산물류센터 구축으로 증가하는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면서 안정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설립 당시 군포물류센터에서 1만 2,000SKU으로 시작했던 나비엠알오는 2015년 1,400평 규모의 용인물류센터로 이전한 이후, 취급 품목이 5만SKU로 늘어나면서 센터 규모를 2,600평으로 확장했다. 그러나 상품이 계속 증가하면서 케파가 부족해지고 물류 흐름이 원활치 못해 물류센터를 확장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범석 팀장은 “나비엠알오 마스코트는 양구스패너를 든 고양이로 긴 꼬리를 가졌는데, 이는 상품 구색을 의미한다”며,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상품까지 갖추다 보니 물류센터 취급 품목이 7만SKU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해외에서 PB상품을 소싱하는데, 컨테이너로 들어오기 때문에 보관 케파가 그만큼 필요해져 오산물류센터로 확장 이전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오산물류센터는 3,700평 규모로, 물류센터로 사용하는 공간은 바닥면적 3,200평과 메자닌 1,500평 등 총 4,700평이다.

나비엠알오가 오산물류센터 구축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많은 재고를 집약적으로 보관하면서 빠르게 물류처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었다. 이에 선택한 것이 바로 AGV이다. 향후 물류센터 이전시 재설치가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범석 팀장은 “여러 자동화설비를 검토하는 가운데, 그레인저그룹 일본 자회사인 모노타로가 MRO 물류센터에 AGV를 구축해 많은 품목과 물동량을 핸들링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을 절감한 사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GV 엘리베이터로 메자닌 층간 이동

오산물류센터는 KN로보틱스와 무샤이니가 설계 및 AGV를 공급했다. 5,000파렛트 보관 가능한 하이랙과 AGV 존으로 크게 구분되며, 적재 공간을 늘리기 위해 메자닌을 구축하고 1층과 중2층 모두 워크스테이션을 설치해 층별 구분없이 입고와 출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1층은 회전율이 높은 상품, 중2층은 저회전 상품을 보관하면서 1층에서만 워크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저회전 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AGV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중2층으로 올라와 포드를 이송한다. 1층 입고 및 피킹스테이션은 각각 10개가 구축돼 있다.

메자닌은 AGV 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로 철재로 된 바닥이 늘어나거나 홈이 생기지 않고 정전기를 방지하는 고기능성 PVC타일로 마무리했다.

나비엠알오는 상품 종류와 형태가 워낙 다양한만큼 총 10가지 형태의 포드를 운영하고 있다. 서랍장 등을 설치해 크기가 작은 상품 위주로 보관하는 포드와, 부피가 큰 상품을 주로 보관하는 포드로 크게 구분했다.

김범석 팀장은 “다양한 상품을 집약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AGV 도입 핵심 이유였던 만큼 포드 설계에 몇 개월을 투자했으나, 실제 운영하다 보니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 커스터마이징을 많이 진행했다”며, “커피믹스나 장갑처럼 한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는 경우 한번 호출로 주문량을 모두 피킹할 수 있도록 파렛트 포드나 대차 포드를 추가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포드는 무지개 색으로 각 단을 구분하고 적재 또는 피킹시 모니터에 해당 색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작업자가 어느 단인지 육안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물류현장에 AGV 실시간 운영 현황을 볼 수 있는 모니터를 설치해, 문제 발생시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고 빈도수 기반 재고관리

물류프로세스를 살펴보면, 거래처에서 15시까지 상품을 입고하고 그 이후에는 차량이 거래처를 순회하면서 집하한다. 거래처는 약 1,800여개에 달한다.

상품이 입고되면 검수를 통해 품목과 수량, 품질을 확인하고 라벨을 부착한다. 이때 크로스도킹과 재고물량으로 나뉘며, 크로스도킹 물량은 도크 앞에 위치한 선반랙으로 이동한다. 재고물량중 포드에 입고되는 상품은 특/상/중/하 등 출고 빈도수가 표시된 바코드를 부착하고, 나머지 물량은 하이랙에 보관하면서 포드에 보충한다. 이형상품의 경우 랙 앞에 별도의 선반을 설치해 보관하고 있다.

하이랙은 더 많은 파렛트를 보관하기 위해 통로를 줄이고 삼방향지게차를 도입했으며, 반자동으로 통로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바닥에 와이어 가이던스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입고스테이션은 작고 소량인 상품과 크고 대량인 상품으로 입고존을 구분했다.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고 부피에 따른 포드 유형을 선택하면, 이에 해당하는 포드가 입고스테이션으로 이동한다. 포드 높이가 230㎝인 만큼 빈도수가 높은 상품은 피킹하기 좋은 위치에, 빈도 수가 낮은 상품은 상단에 보관한다.

김범석 팀장은 “볼펜을 입고할 경우 작업자가 크기가 작은 상품을 보관하는 포드 유형을 선택하면 근처에 있는 포드가 매칭되고, 모니터에 적재할 위치가 표시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드에 상품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바코드, 부피, 중량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오산물류센터에 처음으로 입고된 상품은 한쪽에 마련된 정보수집 존에서 체적과 중량을 측정하고 바코드를 등록한다. 또한 PB상품의 경우 쇼핑몰에 실릴 사진을 직접 찍어 실사 이미지를 등록한다.

AGV 도입으로 물류 정확성·효율성 향상

고객 주문정보가 WMS로 넘어오면 시스템에서 오더의 유사성을 매칭해 스테이션으로 피킹지시를 내린다.

김범석 팀장은 “오더의 유사성이란, 예를 들면 10명 고객들의 주문중에 모나미 볼펜이 공통으로 포함돼 있으면, 이들 고객의 주문은 한 피킹스테이션으로 몰아주는 것을 말한다”며, “하나의 포드가 왔을 때 여러 고객의 상품을 한번에 피킹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이고 그만큼 AGV 병목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피킹상품을 선택했을때 피킹스테이션과 가장 가까운 포드가 우선적으로 이동한다. 다만 재고 수량이 모자랄 경우, 예컨대 10개를 피킹해야 하는데 재고가 5개밖에 없으면 조금 멀리 있더라도 한번에 피킹할 수 있는 재고를 가지고 있는 포드가 피킹스테이션으로 이동하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유통기한 관리상품은 무조건 선입선출이 원칙으로, 만약 판매기한이 지난 상품이 있으면 재고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킹스테이션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고객 주문정보는 1시간마다 물류센터로 넘어오며, 17시 주문 건까지 당일 출고된다. 따라서 매시간 포드 재고현황을 체크해, 재고가 부족한 경우 바로 보충하도록 하고 있다.

작업자가 포드에서 피킹한 상품을 스캔하면 주문과 매칭된 DAS에 불이 들어오고 박스에 넣어 분류한다. 최종적으로 분류를 완료하면 바로 옆에 위치한 포장존에서 포장을 완료한뒤 컨베이어를 통해 출고존으로 이동한다. 오산물류센터에서 1일 평균 출고하는 박스는 4,500개로, 매일 2개 컨테이너와 2~3대 트럭이 택배사로 출발한다.

오산물류센터는 AGV 도입으로 용인물류센터보다 더 많은 품목수와 물동량을 취급하면서 작업인원은 오히려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또한 물류 정확도와 생산성이 향상됐다.

나비엠알오는 현재 DAS와 붙어 있는 포장라인을 별도로 구성해 좀더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향후 물동량이 늘어나면 메자닌에도 재고를 보관하면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