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2025 유통시장 전망 / 불확성실의 시대, 내실경영·수익성 확보 과제

ㆍ게재년/월

2025/01

불확성실의 시대, 내실경영·수익성 확보 과제

오프라인 성장 정체·온라인 둔화 ‘고객경험 강화’로 돌파구 모색

지난해 유통시장은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유통시장 성장이 정체됐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상무는 “엔저 등에 따라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해외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국내 소비는 생필품 중심의 불황형 소비 패턴을 보이며 국내외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대한상의가 유통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24년 유통업계 10대 이슈’ 조사에서도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60.7%)’이 1위로 꼽혔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내수회복이 지연됐고, 하반기에는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2기 출범이 예고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C커머스의 공습(54.3%)’이 2위를 차지했다. 상반기에는 소위 ‘알테쉬’로 불리는 알리·테무·쉬인 등 C커머스가 초저가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무기로 국내 유통업을 잠식해 나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중소기업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3위는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21.7%)’가 차지했다. 하반기 들어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지연 문제가 판매자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 등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소매시장은 약 516조 6,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1% 내외 성장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물가가 안정되고 금리가 인하하면서 소비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계부채 우려로 인한 완만한 금리인하, 저출생·고령화 등의 구조적 요인이 소매시장 회복 모멘텀 제약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 소매시장의 성숙화 및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업종간 경계를 허무는 전략의 시도가 증가하고 기업들은 새로운 니치 영역 진출과 해외진출 등 사업다각화 전략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소매시장이 529조원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대한상의가 시행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에서는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낮은 전망치에 대해 한국유통학회 이동일 학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인상 우려, 고환율 등으로 최근 국내 경제와 기업의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소매유통업계가 체감하는 불안감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는 2025년 유통전망 키워드로 ‘EDGE’를 선정했다. 시장성숙 및 경쟁심화속 한 끗 더한 우위를 만들어내는 창의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고령화에 따른 장기 저성장 및 가격 경쟁 심화 속 한 끗 더한 가성비가 고객 선택으로 연결(Everday low price)되고, 빠른 배송이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차원 더 편리한 배송과 픽업 옵션에 고객 충성(Delivery)이 높아지고, 차고 넘치는 상품 속에서 차별화된 맛·기능·디자인을 입힌 상품(Goods)에 고객이 열광하고, 쇼핑 채널이 넘쳐나는 시대에 쇼핑을 넘어 영감과 힐링,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장(Experience)에 고객이 재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희 상무는 “상품과 채널이 넘쳐나는 시대에 한 끗 더한 우위(Edge)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적 전략,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 매장을 출시할 수 있는 실행력,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 고객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유통업계는 온라인을 제외하고 모두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저성장을 지속하고, 몇 년간 타업태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편의점은 지난해 점포수가 감소하는 등 올해 어려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역시 타업태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마켓은 식비 부담에 따른 내식수요와 절약 소비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어, 근거리 유통채널인 SSM은 올해에도 성장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형마트와의 구매 통합에 따른 물류, 배송, 소싱, 가격경쟁력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물리적 접근성이 유사한 개인슈퍼의 경우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차별화 요인을 부각시키지 못해 여전히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올해 슈퍼마켓 성장률을 -0.7%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상의가 지난달 2일 개최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저성장 늪에 빠져있는 유통업계에 대해 BCG코리아 소비재부문 송지연 파트너는 “과거의 성공방정식을 하루 빨리 벗어나 파괴적 혁신을 단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지연 파트너는 “오프라인 유통은 변혁의 시대를 맞이해서 과거의 오프라인 유통공식에서 벗어나, ‘점포가 아닌 고객중심으로’, ‘가격과 원가가 아닌 데이터와 고객인사이트’ 등에 기반한 사고와 변화 없이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커머스에 대해서도 “개인화된 최적의 맞춤형 고객경험 제공, 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커머스, 여기에 이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운영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신규매장 출점으로 실적 개선 기대

2020년 이후 지속적인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마트는 지난해에도 비식품 부진으로 -0.5% 역신장했다.

점차 매출이 감소하는 비식품과 달리, 식품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형마트는 불황형 소비와 내식 수요에 적극 대응해 반값 상품, 초저가 델리 등 가성비 상품 전략을 강화했다. 또한 그로서리 채널간 통합, 차별화 매장 출시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고 있다.

올해는 내식 수요 유지에 따른 식품 카테고리의 선방,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비식품 소폭 회복 흐름과 신포맷 출점 영향 등으로 실적이 소폭 개선돼 전년대비 0.8~0.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 각사는 식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 비중은 2021년 65.7%에서 2024년 9월 69.9%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물가 및 금리완화 추세, 일부 가전, 가구 등을 중심으로 교체 주기 도래에 따라 비식품부분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또한 이마트 대구수성점 및 고덕강일점, 트레이더스 마곡점 및 구월점, 롯데마트 천호점 및 구리점 등의 신규출점으로 실적이 상승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라오스, 베트남 등 해외사업 확장도 예정돼 있다.

백화점

점포매출 양극화 심화로 구조조정 불가피

올해 백화점은 0.3%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대한상의는 전망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명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고성장을 유지했으나, 2023년부터 다시 둔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비대칭화가 심해지면서 백화점 상권의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거두는 상위 12개 백화점 매출이 전체 백화점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하위 20개 백화점 매출의 합이 연매출 3조원을 넘는 신세계 강남점 매출보다 낮은 실정이다.

비즈니스인사이트 김인호 부회장은 “올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가 경쟁에서 뒤처진 상위 20위권 밖의 점포에 대해 활성화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2000년초 IMF 영향으로 시행됐던 1차 구조재편에 이어, 2025년은 2차 구조재편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는 백화점 명칭을 리브랜딩하고 Town화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부산점을 ‘커넥트 현대’로 변경했고, 신세계는 경기점의 명칭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또한 집객을 위해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호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한 곳에 구성하는 Town화를 통해, 쇼핑뿐 아니라 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재창조하면서 공간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편의점

점포수 포화상태 내실강화에 주력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10.4%를 기록했던 편의점은 지난해 신규점포 출점이 한계에 이르고 편의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24년 상반기 성장률 5.2%로 둔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그동안 성장을 견인했던 점포수 순증 속도가 2017년 14.0%에서 2024년 3.6%로 저감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10월에는 국내에 편의점이 선보인 이후 처음으로 점포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양적성장의 한계에 직면함에 따라, 편의점업계는 신규 카테고리 확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특화매장, 픽업·예약구매·재고조회 등을 중심으로 한 온-오프라인 고객 연결 활성화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도 불확실한 영업환경이 지속되면서 5% 내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는 인건비 등 비용상승 등의 이유로 -0.3%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최저임금이 1.7% 인상된 1만 30원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한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상황이 부정적일수록 근거리에서 필요에 따른 소량구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국내외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타 전문 소매업과 서비스업의 매출을 편의점이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부정적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분석된다.

CU는 올해 편의점 핵심 키워드로 ‘SMOOTH’로 선정했다. SMOOTH는 ▲Superior(우량 점포 개발 및 육성) ▲Mega-hit(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 ▲Optimization(고객 경험 최적화) ▲Outreach(해외사업 확대) ▲Transition(온·오프라인 전환) ▲Hub(공적 역할 강화)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올해 편의점은 상품 차별화를 통한 점포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화매장 출점, 퀵커머스 도입 등을 강화해 점당 매출을 높이는 등 내실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온라인

성장 둔화속 AI 접목 활발

온라인시장은 지난 10여년동안 매년 두자리수 성장을 기록하면서 유통시장은 견인해왔으나, 2023년부터 한자리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본격적인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시장규모는 244조 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7% 증가했다. 모바일 비중은 전년대비 약 8% 증가한 182조 8,000억원으로, 약 75%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는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또한 초저가를 내세운 C커머스 공세로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긴장감을 유발했다. 2024년 5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는 830만명, 테무 797만명, 쉬인 67만명의 월간 활동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강자로 등극한 쿠팡은 풀필먼트서비스인 로켓그로스가 수익모델로 자리잡으면서, 2022년 3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한 이후 연속적인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쿠팡, 네이버, 신세계 3강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쿠팡 역시 멤버쉽 혜택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AI기술 접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AI 기반 맞춤형 쇼핑 추천 기능을 강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배타 버전을 선보인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AI를 기반으로 고객 개인별 취향과 관심을 분석한 상품 추천 등 맞춤형 쇼핑경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