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한국통합물류협회 / 트럼프 2기 출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 ‘공급망 다변화 필수’

ㆍ게재년/월

2025/04

트럼프 2기 출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 ‘공급망 다변화 필수’

‘국내 해운업 경쟁력 강화 시급’ 소규모 포워더 난립 해소 필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트럼프 2.0 글로벌 공급망 위기 해운·물류 분야 대응 전략 세미나’를 안태준 의원 및 이병진 의원과 지난달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지정학적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안태준 의원은 “우리나라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글로벌 블록화 가속화로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물류기업과의 경쟁 심화, 높은 운송비, 운영 비효율, 디지털 물류기술 도입 지연 등에 따른 물류산업 경쟁력 약화로 민간 물류네트워크 활용 확대 및 관련 인프라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세미나에서 제시된 고견들이 물류·해운 산업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입법화·정책화 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병진 의원은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 석탄,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의 100%가 해상으로 운송되는 등 해운산업은 우리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러-우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분쟁이 물류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해운·물류분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로 생존전략 모색해야

서강대 경영학부 김용진 교수는 ‘트럼프 2.0 시대 물류정책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미국의 물류정책 변화를 분석했다.

트럼프 신행정부는 교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강한 관세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또한 상호관세 정책으로, 주요 교역국중에서도 아시아-미국 물동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미국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 미국내 생산을 늘리고 해외 의존도를 감소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과의 디커플링 강화와 대중국 무역투자 및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미중간 교역량이 감소하는 대신, 중국과 타 지역간 교역량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김용진 교수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에 따른 물류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진 교수는 “단기적인 중국 내수경기 부양에 따른 원자재 물동량 증가, 미국의 리쇼어링 및 제조기반 확충에 따른 소재 부품 장비 물동량 증가 등 단기적 이슈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한다”며, “특히 공급망 다변화에 따른 물류 네트워크 재구축과 최적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한종길 교수는 ‘안정적인 수출입 해상 물류를 위한 정책 지원 방안’을 주제발표를 통해 “미중 관세정책으로 글로벌기업 뿐만 아니라 중국기업의 해외 이전도 가속화되고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라며, “중국 물동량은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해운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는 자본규모 5억원 이하의 소규모 포워더가 전체의 90.4%에 달한다. 일본 포워더가 554개사인데 반해 한국은 5,221개사에 이를 정도로 사업자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이는 대형기업 위주로 개편되고 있는 글로벌 해운업계 흐름과 정반대의 현상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한종길 교수는 지적했다.

이에 한종길 교수는 “국제물류주선업을 허가제로 전환하거나, 허가제 전환이 불가능할 경우 인증제를 포함한 등록기업의 2~3년 기준의 정기적인 재평가와 재등록 요건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의 정확한 포워더 실태조사도 촉구했다. 통계청의 운수업통계조사는 2014년부터 국제물류주선업에 대한 별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산업분류코드가 ‘화물운송 중개, 대리 및 관련서비스업’(52991)로 분류돼 화물운송 중개(관세사, 화물운송주선업자, 국제물류주선업 등)업 전체 업종에 대한 조사만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물류주선업의 별도 통계조사에 대한 대책 마련을 국토부에 요청했으나, 통계청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별 통계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등록부처를 국토부가 아닌 국제물류와 관계가 없는 지자체로 넘겼기 때문이다.

한종길 교수는 “정부가 포워더에 대한 정기적 실태조사를 연1회 정기적으로 실시해 물류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며,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물류업무를 포괄하는 범정부 위원회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국토부, 해수부, 한국교통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통합물류협회, 한국해운협회는 트럼프 2.0 시대 예상되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국토부 물류정책과 최정민 과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물류기업이 필요하다고 정부도 생각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인증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세 포워더 난립에 대해 문제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경쟁력 있는 3PL 기업이 인수합병을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물류주선업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업계의 목소리도 파편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포워더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통계청과의 협업을 통해 실태조사를 폭넓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